“병원 불법광고가 알권리 충족?” 방송사들 법정제재
“병원 불법광고가 알권리 충족?” 방송사들 법정제재
방송통신심의위 방송소위, SBS비즈·GTV·팍스경제TV 제재…이광복 소위원장 “정신 못 차린 듯”

의료정보 프로그램 화면에 출연 의사가 속한 병원으로 연결되는 전화번호를 띄우고 진행자가 전화 상담을 독려하는 방송을 내보낸 SBS비즈, GTV, 팍스경제TV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법정제재에 해당하는 ‘주의’를 의결했다. 

방통심의위는 9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SBS비즈(닥터Q 내 몸을 말하다), GTV(헬스플러스), 팍스경제TV(내몸건강 체인지업) 등의 서면 의견서를 검토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방송 중 실시간 의학상담의 경우를 제외하고 시청자를 출연 의료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시켜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방송심의규정 42조(의료행위) 3항3호를 적용했다.

SBS비즈 ‘닥터Q’와 팍스경제TV ‘내몸건강 체인지업’은 지난해 12월 방송분 중 수시로 화면 왼쪽 상단이나 하단에 출연 의사가 속한 병원으로 연결되는 전화번호를 자막으로 띄웠다. 진행자는 방송 중 상담을 권하거나 “방송 이후에도 전화상담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GTV ‘헬스플러스’는 같은 방식으로 번호를 띄운 뒤 프로그램 말미에 해당 번호를 ‘치아 임플란트 문의 전화번호’로 소개했다.

▲SBS비즈(당시 SBSCNBC) 지난해 12월26일 ‘닥터Q 내 몸을 말하다’ 갈무리. 병원 문의 전화번호 자막은 사라져 있다.
▲SBS비즈(당시 SBSCNBC) 지난해 12월26일 ‘닥터Q 내 몸을 말하다’ 갈무리. 병원 문의 전화번호 자막은 사라져 있다.
▲SBS비즈 지난 방송분(2018년). 이번 심의와는 관련 없음.
▲SBS비즈 지난 방송분(2018년). 이번 심의와는 관련 없음.

주의는 방송평가에 감점 요인이 되는 법정제재이지만 이들 채널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흔히 케이블 채널이라 불리는 일반PP는 방송통신위원회의 ‘허가·승인’을 받는 지상파·종합편성·보도채널 등과 달리 ‘등록’ 사업자다. 방송평가 감점요인인 ‘주의’ ‘경고’ 등의 법정제재 효력이 없다. ‘과징금’이나 ‘관계자 징계’ 등 직접 제재 정도만 영향을 받는다.

SBS비즈와 GTV, 팍스경제TV는 모두 책임자가 출석 대신 서면 의견서를 냈다. SBS비즈와 GTV는 “생방송 뒤 추가 문의하는 고령 시청자가 많아 번호를 고지했으나 의료인과 직·간접 연결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SBS비즈의 경우 “마지막에 관련 규정과 시청자의 알권리를 동시 충족시킬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희망”이란 요구를 덧붙였다. 팍스경제TV는 “시청자가 의사와 직접 연결을 원했다”며 “진행자가 발언 실수하고 외주제작사는 방송 뒤 전화를 열어두는 실수를 했다”고 했다. 

정민영(더불어민주당 추천) 위원은 “담당자가 왔으면 물어볼 내용이 많았다. 실수라 하니 난감하다”며 “프로그램을 구실로 해 의사와 시청자를 연결해주는 식으로 방송을 했다고 강하게 의심한다”고 했다. 윤성옥(민주당 추천) 위원은 “실질적으로 의사와 병원을 불법 광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등록채널이다보니 제재나 징계가 별 영향력이 없는 것 같아 전반적으로 살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광복 소위원장은 SBS비즈의 ‘알권리 충족 가이드라인 요구’에 “전화번호가 알권리와 무슨 관계가 있나? 정신 못 차렸다는 생각이 든다. 경고 이상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보지만 위원들 의견을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에 황성욱 위원과 이상휘 위원(이상 국민의힘 추천)이 불참한 가운데 3인 위원 전원일치로 주의가 결정됐다.

다른 방송사업자도 병원 연결 전화번호 고지로 줄줄이 의견진술을 앞두고 있다. 가요TV와 메디컬TV ‘충전 활력소’, 동아TV ‘청춘 100세’, 테크노벨라 ‘알면 좋은 치료 백과’는 지난 1~4월 중 수시로 출연의가 속한 병원으로 연결되는 전화번호를 고지해, 방송소위가 지난 8일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