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경선이 연이어 혹평을 받고 있다. 후보들 간의 상호검증과 토론이 아닌 일방적인 발표회에 이어 ‘국민면접’이라는 콘셉트로 진행 중인 면접에선 후보와 면접자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윤석열 예비후보 측이 후보간 토론에 대해 부정적으로 주장했고 당이 이를 수용하면서 경선과정에 대해 불만이 제기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9일과 10일 국민면접이라는 이름으로 대선 경선후보 12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면접관은 김준일 뉴스톱 대표, 박선영 동국대 교수, 진중권 전 교수 등 세명이다. 

▲ 9일과 10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할 면접관. 왼쪽부터 박선영 교수, 진중권 전 교수, 김준일 대표. 사진=국민의힘
▲ 9일과 10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할 면접관. 왼쪽부터 박선영 교수, 진중권 전 교수, 김준일 대표. 사진=국민의힘

지난 9일 면접을 진행한 홍준표 예비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 “26년 정치하면서 대통령 후보를 면접하는 것도 처음 봤고 또 면접을 하며서 모욕 주는 당도 생전 처음”이라며 “세 명 면접관 중 두 명을 반대 진영 사람을 앉혀 놨는데 외골수 생각으로 살아온 분들의 편향적인 질문으로 후보의 경륜을 묻는 게 아니라 비아냥 대고 조롱하고 낄낄댄 22분이었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면접 당시 김 대표와 진 전 교수를 향해 “골수 좌파”, “외골수”, “배배 꼬인 질문을 한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들 면접관은 홍 후보의 돼지발정제 표현이나 류여해씨 관련 여성비하 발언 등을 문제 삼았고, 경남도지사 시절 진주의료원 폐쇄로 인한 경남의 병상부족사태 등을 지적했다. 

유승민 예비후보는 면접관 공정성을 지적했다. 유 후보는 진 전 교수에 대해 “윤석열 예비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인데 당 선관위가 어떻게 저런 분을 면접관으로 모셨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유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등의 주장을 두고 여성차별적 시각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10일 페이스북에 “이편 저편 가리지 않고 까칠하게 할 것이니 나중에 누구 편을 들었니 이 따위 소리 하지 마라는 조건을 받지 않을 거면 안 하겠다고 했는데 이 얘기가 후보들에게 전달이 안 됐나 보다”라며 “유 후보에 대해 할 말이 있는데 적당한 기회에 하겠다”고 맞받았다. 

지난 7일 열린 3개 정책공약 발표회는 후보들이 7분간 자신의 공약을 발표하고 단 한 후보에게만 1분 질문받고 1분간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이 역시 상호토론이 어렵다는 이유로 불만이 나왔고, 당에서 정한대로 한 번만 질문할 수 있기에 토론보다는 덕담을 주고받는 수준으로 진행했다. 일부 후보들은 졸거나, 자신의 발표 직후 행사장을 떠났다.

▲ 지난 9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국민면접에 참여하고 있는 홍준표 예비후보. 사진=국민의힘
▲ 지난 9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국민면접에 참여하고 있는 홍준표 예비후보. 사진=국민의힘

 

유승민 후보는 당시 “선관위가 왜 이렇게 유치한 결정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평가했고, 원희룡 예비후보 역시 “(선관위의)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게다가 토론배틀로 선출한 대변인단을 배제한 채 김예령 전 국민의힘 대변인을 초빙해 사회를 보게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경선 기획과 진행 전반적으로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달 25일 진행한 비전발표회는 아예 질문 없이 7분간 PT를 진행했다. 원래 두차례로 예정했던 토론회를 윤석열 캠프에서 비판하면서 한차례 비전발표회로 바꾼 행사였다. 제대로 된 공약이 아닌 추상적인 생각이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내용을 채운 후보도 있었다. 이날 홍 후보는 “꼭 초등학교 학예회 발표처럼 느껴진다”고 혹평했다. 

한편, 10일 오후 2시부터는 황교안, 윤석열, 박진, 안상수, 하태경, 원희룡 등 나머지 후보들에 대해 2일차 면접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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