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씨가 12일 오후 SBS ‘8뉴스’ 인터뷰에서 꺼낸 발언이 논란이다.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이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에 보도되기 전 조씨와 박지원 국정원장의 만남이 확인된 가운데, 조씨가 이날 SBS 인터뷰에서 “사실 (뉴스버스가 보도한) 9월2일은 우리 (박지원 국정)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 이진동 기자가 치자고 결정했던 날짜다. 그래서 제가 사고라고 표현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 대목은 SBS 8뉴스 본방송에선 편집됐지만 유튜브 채널 ‘SBS뉴스’에 업로드한 30분 풀영상에서는 확인할 수 있다.

조씨의 이와 같은 발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대화는 전혀 없었다”는 박지원 원장 해명과 배치된다.

▲ 범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씨가 12일 오후 SBS ‘8뉴스’ 인터뷰에서 꺼낸 발언이 논란이다. 사진=SBS 8뉴스 화면
▲ 범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씨가 12일 오후 SBS ‘8뉴스’ 인터뷰에서 꺼낸 발언이 논란이다. 사진=SBS 8뉴스 화면

조씨도 SBS 인터뷰에서 “(박지원 원장과) 이 건에 관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지만, 같은 인터뷰에서 나온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라는 표현은 야권이 제기하고 있는 국정원장과의 공모, 즉 ‘국정원 게이트’ 의혹의 불씨에 기름을 붓는 발언이다. 박 원장과 조씨, 나아가 뉴스버스 등이 보도 시점을 상의한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들의 추가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박 원장의 등장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측은 대대적 공세에 나서고 있다. 장제원 윤석열 캠프 총괄실장은 12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박 원장이 야당의 유력 주자를 제거하기 위해 대선에 개입한 의혹”이라고 규정하며 “국정농단이자 국기문란행위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최악의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실장은 “7월21일 ‘박지원 수양딸’ 조성은씨가 (뉴스버스에) 제보하고, 8월11일 박 원장과 조씨가 식사를 하고, 9월2일 뉴스버스가 단독기사를 썼다”며 “이는 박 원장이 이번 사건을 기획한 정점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는 13일 박 원장을 국정원법,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키로 했다.

당초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을 통한 검찰의 여권 인사 고발사주 의혹을 ‘국정원의 선거 개입’으로 규정하기엔 박 원장과 조씨 만남 외 근거는 부실했다. 그러나 언론에 적극 나선 조씨가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을 쏟으며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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