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고발 사주’ 의혹 보도 후 제보자가 공개적으로 얼굴을 내비쳤다. 과거 옛 국민의당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서 활동했던 조성은 올마이티미디어 대표다.

조 대표는 지난 10일 JTBC 인터뷰를 통해 공개 활동에 돌입했다. 인터뷰 자체는 사전 녹화였다. 사전 녹화 영상이 뉴스를 통해 송출되기 직전에는 조선일보가 관련 보도를 했다. 조선일보는 조 대표 발언을 인용, 제보자가 조 대표라고 보도했다.

▲지난 2018년 1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중심이 된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전체회의에서 당시 박지원 의원(오른쪽)과 조성은 전 비대위원이 귓말을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지난 2018년 1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시 박지원 의원(오른쪽)과 조성은 전 비상대책위원이 귓말을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주말 지상파 메인뉴스 등을 거쳐 13일 오전 라디오 방송에까지 조 대표는 인터뷰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각 언론사 기자들과의 통화가 이어지면서 ‘조성은발 단독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뉴스버스는 다소 난처한 모습이다. 뉴스버스는 이날 오전 9시32분 “조성은씨 SBS 인터뷰에 대한 뉴스버스 입장”이라는 제목의 공개 입장문을 냈다.

뉴스버스가 언급한 조 대표의 SBS 인터뷰는 특히 논란이 됐다. 정규 방송 시간에 공개된 인터뷰 내용 이외의 부분이 유튜브에 공개됐는데 삭제된 분량에서 문제가 될 발언이 등장했다.

유튜브 채널 ‘SBS 뉴스’에 업로드된 30분 풀영상에 따르면, 조 대표는 “사실 (뉴스버스가 보도한) 9월2일은 우리 (박지원 국정)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 이진동 기자(뉴스버스 발행인)가 치자고 결정했던 날짜다. 그래서 제가 사고라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뉴스버스는 이와 관련해 “(이진동 발행인은) 전혁수 기자의 요청과 주선으로 취재 내용의 재확인 및 취재 내용과 취재원에 대한 평가와 신뢰성 검증을 위해 2021년 8월3일 조 대표와 한 차례 점심 자리에서 만난 게 전부”라며 “이 발행인은 조 대표에게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취재라는 점을 알렸고, 어느 쪽이든 불문하고 정치인 접촉 등 가급적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일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권고한 바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후 뉴스버스는 추가 취재와 추가로 확인할 사항들에 대한 점검이 끝나 보도 조건을 갖추는 즉시 보도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취재와 기사 작성 등의 마지막 단계에서 보도 몇 시간 전에 조 대표에게 보도 결정을 통보했다”며 “조 대표는 보도를 원하지 않았지만, 보도할 정도로 취재가 됐는지에 대한 평가와 그 상황에 맞춰 보도 시점을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언론사의 몫이지 취재원의 결정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지난 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뉴스버스는 “조 대표가 방송 인터뷰에 나와 ‘치자’라는 용어를 사용해 마치 이 발행인이 직접 그런 말을 하고, 누군가를 겨냥한 형태의 취재 보도를 한 것처럼 비칠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조 대표가 비록 취재원이지만, 뉴스버스 탐사보도의 순수성을 훼손 내지 오염시키는 행위에 대해선 적절한 대응조치를 강구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이 발행인은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조 대표가 말한 ‘사고’라는 표현에 대해 “조 대표는 자신이 원하지 않던 시기에 보도가 나갔다는 걸 사고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며 “마당발처럼 돌아다니고 있는데 우리는 우리대로 일정 짜서 보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 인터뷰 내용에 일일이 대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보도 본질이 훼손되거나 오염시킬 수 있는 발언에 대해서는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가 인터뷰 과정에서 “박 원장이나 내가 원했던 날짜에 보도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관해서는 “이번 보도와 박 원장 하고는 전혀 상관없다. (박 원장과) 전화 통화 한 번 안 했다”며 “정치인들이 걸어온 전화를 우연히 받아서 통화한 거라면 모를까 이 건과 관련해 (박 원장을 포함해) 정치인들과 통화한 적 없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 원장을 말한 부분은 얼떨결에 나온 표현이라는 건가”라는 질문을 받자 “얼떨결이기도 하고 앞 문장들이 계속 박 원장과의 관계를 묻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이걸 붙여서 자꾸 해석하려고 하더라”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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