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캠프 소속 언론특보 논평 때문이다.

문제가 된 논평은 이규양 열린캠프 언론특보 논평이다. 이 특보는 13일 ‘문재인 정권이 뒤에서 웃고 있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이 특보는 “문재인 정권은 이번 사건(고발 사주 의혹)으로 윤석열 후보는 묶어 놓고 홍준표 후보는 역선택 조작으로 띄워 놓고 선거에서 투표로 뒤엎으려는 정치공작을 꾸미고 있다”고 전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홍 후보가 자신의 지지율에 도취해 권력 압박을 받고 있는 윤 후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소탐대실 행태”라며 “유승민 후보가 정권을 빼앗긴 데 앞장선 배신행위였다면, 홍 후보의 이 같은 행보는 정권교체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논평이 나오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즉각 반발 목소리가 나왔다. 홍 후보를 향해서는 ‘정치공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유 후보에게는 ‘배신’이라는 단어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유 후보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열한 글이 최 후보 뜻인가”라며 “최소한 품격을 갖춘 분으로 생각했는데 사람 보는 눈이 잘못됐다면 바로 잡겠다”고 했다.

유 후보가 강하게 대응한 것은 자신의 약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배신자 프레임’을 이 특보가 꺼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 후보는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맡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강하게 충돌한 바 있다. 이후 보수 진영에서는 ‘배신의 아이콘’으로 낙인 찍혔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 특보가 친박신당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 특보는 지난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탈당했던 홍문종 전 의원과 함께 친박신당 활동을 했다. 이러한 정치 이력이 논평에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자유민주연합에서 정치 활동을 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 1차 경선 후보자 3대 정책공약 발표회'에서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 1차 경선 후보자 3대 정책공약 발표회'에서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최 후보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최 후보는 페이스북에 “두(유승민·홍준표) 후보에 대한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 사용됐다. 이 논평은 제 뜻과 다르다”며 “두 후보는 물론 품격있는 정치를 기대하고 있는 국민께 사과드린다. 해당 건에 대해서는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했다.

열린캠프도 취재진 공지를 통해 “문재인 정권의 음험한 정치공작에 원팀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나머지 두 후보에 대해 일부 과격한 표현이 사용됐다”며 “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표현을 정정한다”는 뜻을 밝혔다.

열린캠프 관계자는 1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엄중한 조치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현재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자진 사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자진 사퇴도) 열어두고 현재 이 특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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