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검찰 고발 사주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가 고발장을 김웅 의원에게 보낸 게 무슨 문제냐며 김웅 의원에겐 표창장을 줘야 할 일이라고 주장해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기문란 당검유착의 자백이냐, 민주당이 검찰에 고발장을 받아 김기현 원내대표를 고발해도 괜찮은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오후 인천경기 예산정책협의회를 마친 뒤 가진 백브리핑에서 ‘공수처가 김웅 의원과 조성은씨의 텔레그램에서 전달한 손준성 보냄의 손준성이 검사 손준성이 맞다고 확인했다’는 JTBC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맞으면 맞지 무슨 상관이냐, 누가 아니라고 한 것도 아니고 맞으면 맞겠죠”라며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손준성이 보냈다, 그게 무슨 문제되죠, 하등 문제될 게 없다”며 “손준성이 보냈다, 김웅 의원이 받았다. 뭐가 문제인지. 정당한 우리 야당 직무 활동 범위에 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김웅 의원이 제대로 된 비리를 포착한 사실을 (찾아냈고) 실제 불법이 파악된 게 유죄판결이 났지 않느냐”며 “그런 것을 찾아내면 표창장을 줘야지 그게 뭐가 문제냐”고 반문했다. 그는 “왜 그걸 관심 가지고 쳐다보고 발표하는지, 손준성이 작성해 보냈다? 왜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며 “그거 자기들(검찰) 내부 문제”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가 내부 조사해 봤는데 우리는 하나도, 법적으로나 정치, 도의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은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국회 회의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경기도청 관계자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국회 회의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경기도청 관계자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민주당은 황당한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당한 망언”이라며 “의혹을 인정한 발언 자체는 환영하나 문제점을 인식하는 능력은 제로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김영배 의원도 회의에서 “깜짝 놀랄 만한 발언을 했는데, 스스로 국기문란 범죄에 가담했다는 것을 자백한 셈”이라며 “국민은 기본적으로 법 의식조차 없는 소시오패스 같은 발언 앞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2014년 ‘정윤회-최순실이 도대체 뭐가 문제냐, 사실무근이다, 유출이 문제다’라고 했던 박근혜 정부와 어찌 그리 똑같은가. ‘쿠데타가 무슨 문제냐, 구국의 결단이다’라고 한 군사반란 주범들과 똑같은 말”이라며 “국민의힘에 여전히 독재의 피가 흐르고 정치 공작 전문가다운 정당의 후예임을 반증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특히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만약 민주당이 김 원내대표를 고발하는 고발장을 검찰에서 받아다가 당 직인을 찍어서 접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오히려 표창장을 줘야겠느냐”고 되물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내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며 “물타기가 먹히지 않자 이젠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손준성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했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면 이것은 당검유착, 국기문란, 헌정유린이다. 그런데도 김기현 원내대표가 ‘검찰과 야당의 커넥션’을 시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 등을 전달한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에 신중한 목소리를 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주한인도대사 접견 후 백브리핑에서 ‘전달과정에 큰 문제가 없다’는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재원 공명선거추진단장의 주장과 같이 이 대표도 문제가 없다고 보느냐는 기자 질의에 “예를 들어 손준성이 김웅에게 전달한 상황이 맞는다고 해도 그게 실제 8월에 작성됐다고 하는 고발장까지 전달되는 경로가 있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며 “다른 경로도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김재원 단장도 그런 가능성 두고 판단하기 때문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실제 8월에 다른 경로 통해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누가 고발장 초안을 정점식 의원에게 전달했는지 묻자 이 대표는 “그건 김재원 단장이 담당하는 부분이고 정점식 의원 관련 보고를 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손준성 보냄 고발장 파일과 국민의힘 고발장 초안, 실제 최강욱 고발장이 왜 똑같은지 여부가 밝혀졌는지’에 대해선 “그 부분도 김 단장에게 전달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아마 김 단장이 보고할 것이라 예상한다”며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아침 일정을 하느라 보고 받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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