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이영돈PD를 선거캠프 미디어총괄본부장으로 영입했다 3시간여만에 ‘보류’를 결정했다. 이에 15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PD 영입에 나선 홍준표 예비후보를 비판하며 “황토팩 회사를 경영하던 배우 고故 김영애 씨는 가짜뉴스의 대명사인 이영돈 PD의 중금속 황토팩 방송 후에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다가 끝내 2017년 췌장암으로 사망하셨다. 많은 자영업자들께서 이 PD의 방송에 피해를 호소했다. 언론중재법 처리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보여준 나쁜 방송, 나쁜 뉴스의 상징과도 같은 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영돈PD가 16일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을 향한 비판에 적극 반박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선 “나를 지칭해 가짜뉴스의 대명사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이PD는 “홍준표 캠프로 많은 항의 전화가 왔다고 한다. 항의와 보도 내용은 주로 김영애씨 황토팩 조작방송에서 패소해 1억을 배상했고 그릭요거트 조작방송을 하고 그릭요거트 고발 후 그릭요거트 광고모델을 했다는 식인데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영돈PD는 “2007년 KBS ‘소비자고발’에서 ‘충격! 황토팩에서 중금속 검출’편이 방송되고 민형사 소송이 진행되었으나 모두 무죄를 받았다. 민사소송의 경우 김영애씨의 참토원에서 200억 소송을 걸었고 1심에서 1억 배상판결이 나왔지만 2심과 3심 모두 무죄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송 당시 나는 CP였고 담당PD는 최선을 다해 취재했다. 특정 기업이 피해를 입은 부분은 대단히 송구하다. 방송 10년 후 김영애씨가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다. 오래전 일이었지만 수차례에 걸쳐 깊은 애도와 함께 유감과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전했으며 “당시 참토원만 취재한 게 아니라 시중에 있는 9개 황토팩 제품을 모두 취재했고 중금속 검사에 나섰다. 참토원을 겨냥한 방송은 결단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영돈PD.
▲이영돈PD.

이PD는 “황토팩 방송이 14년 전이었다. 그간의 비난을 계속 견뎠다. 김영애씨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사실과 다른 내용까지 퍼졌다. 채널A 대왕카스텔라 방송도, 내가 채널A를 그만두고 3년 뒤 방송된 것인데 그것도 내가 잘못한 것이라고 하더라. 결국 몇 차례 해명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2015년 그릭요거트 논란에 대해서도 “JTBC ‘이영돈PD가 간다’에서 방송 당시 담당PD의 실수를 인지한 순간 즉각적으로 사과와 정정 조치를 취했다. 광고모델로 나섰던 음료는 그릭요거트가 아니고 전혀 다른 회사의 콜레스테롤 저하 기능성 음료였다”고 반박했다. 

이PD는 “지난 30년간 KBS SBS 채널A JTBC TV조선 등에서 ‘그것이 알고싶다’, ‘추적60분’, ‘소비자고발’, ‘먹거리X파일’ 등 수많은 시사탐사프로그램과 대형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관리했다. 지금까지 한 줌의 양심의 가책도 없이 소비자와 국민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면서 “나의 30년이 매도되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후 또다시 악성 댓글이나 허위보도가 반복된다면 제 명예를 위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영돈PD는 “소비자고발프로그램 특성상 일부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항상 그 부분은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러나 탐사보도의 특수성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30년간 제 프로그램을 통해 정말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잘못을 지적해 바뀌는,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사회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영돈PD는 “홍준표 후보 미디어총괄본부장으로 일한다면 대통령 후보를 향한 검증 패러다임을 바꿔보고 싶다. 후보의 철학과 가치관, 인간적 자질, 가족에 대한 애정과 가난과 부에 대한 솔직한 생각, 왜 우리는 부동산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생각, 왜 청년들이 좌절하는지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흔히 느끼는 것에 대한 후보의 생각을 솔직하게 듣고, 다른 후보들에게도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었다. 탐사보도 전문가로서 후보의 자질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대통령으로서 적합한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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