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지역구 충남 서산·태안)이 지역구 현안 문제 관련 태안군수와 지역 취재기자에게 “야 기사 똑바로 써야지”, “죽여버릴 거야” 등 막말을 해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국토교통부는 도로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도로정책의 중장기 목표를 담은 ‘제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을 심의 의결했는데 여기 ‘서산~태안 고속도로 노선’이 포함됐다. 이에 국제뉴스는 16일 태안군과 성 의원실에서 받은 보도자료를 각각 17일 1시경, 17일 11시경 기사화했다. 기사는 태안군과 성 의원실에 제공한 보도자료 내용 거의 그대로였다.
기사를 작성한 국제뉴스 A기자에 따르면 성 의원이 이날 오전 전화를 걸어 “이 일은 내가 다 했고, 가세로(태안군수)는 여기에 ‘가’자도 걸치지 않았는데 기사를 이런 식으로 쓰면 되느냐”며 “야! 그 기사를 똑바로 써야지 태안고속도로를 누가 했는데 너 지금 기사를 그렇게 쓰냐? 가세로가 누구한테 가서 얘기를 했어? 그건 내 공약이었고, 내가 그걸 하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라고 했다.
성 의원은 이 외에도 “내가 가세로 죽여버릴 거야. 지금. 이 새끼 한 것도 없는데 뭘 얘기하고 있어. 기사에 가세로가 정부에 요구하고 했다는 그런 내용이 아냐 이거”라며 “그렇게 쓰면 안 돼. 이건 군민을 혹세무민하는 거야” 등의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태안군 보도자료를 기사화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러나 국제뉴스는 취재 결과 가세로 군수는 태안고속도로 건설을 선거 때마다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제뉴스 A기자는 성 의원의 막말에 대해 지난 18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성 의원의 언행을 접한 지역 주재기자들은 “국회의원으로서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자에게 도를 넘는 지적질을 했다”며 “또한 지역구 기초단체장이 주머니 속의 공기알 정도인 줄로 착각, 제멋대로 주무르려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분개했다.
이에 민주당 서산·태안지역위원회, 민주당 충남도당 등은 지난 18일 성명서를 내고 이에 문제제기했다. 민주당 충남도당은 “성 의원의 이 같은 막말과 폭언을 강력히 규탄하며 진심 어린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지난 19일 논평을 내고 “군부독재 시절에나 어울릴 법한 언론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A기자는 논란 이후에 성 의원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2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특별히 (성 의원에게) 연락을 받은 것 없었고, 사과도 없었다”며 “성 의원은 장관을 만났으니까 다 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군수를 국회의원과 종속관계로 생각하는 가치관이 아니고서야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가 군수는 “(태안군) 도로국장하고 내가 성일종 의원실에서 ‘고속도로 문제를 전략적으로 접근하자’며 태안과 가까운 구간부터 건설하자는 얘기도 했다”며 “(태안군은) 국회 국토위원장·원내대표·전 대표·지역위원장·의원분들에게 수차례 건의했고 국토부 장관·기재부 차관을 만났으며 많은 부분을 성 의원도 모르는 바 아닌데, 자기가 혼자 다 했다며 마치 내가 가로채기 했다는 차원의 이야기를 한 건 몰상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 군수는 “그런데도 언론인에게 기사를 정정하라고 호통치는 게 있을 수 있는가”라며 “군민의 대표인 군수에게 이런 막말을 한다면 평상시 인식과 가치관이 얼마나 전도됐는지 느낀다”고 했다.
미디어오늘은 19일과 20일 오전 수차례 성 의원에게 관련 입장을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