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사가 임금피크제와 희망퇴직 등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이 제시한 임금피크제 방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이하 SBS본부, 위원장 채수현)는 지난 25일 오후 조합원들을 상대로 임금피크제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조합원 60여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노조는 사측이 제안한 임금피크제 안에 대해 설명했고, 조합원들은 여러 의견을 내놓았다.

SBS 노사는 지난 1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SBS는 지난해 8월 열린 ‘노사임금제도개선TF’에서 정년연장에 따른 비용부담을 이유로 임금피크제를 제안했고, 신입사원 연봉제를 추진할 뜻을 밝혔다. SBS는 이어 지난해 9월 경영악화와 인력 운용의 적정화를 이유로 신입사원 임금을 삭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후 노사는 협상을 통해 2015년 1월 1일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그 대신 신입사원 연봉제를 포함한 임금과 관련된 논의를 3년 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임금피크제의 시행시기만 합의했고, 지난 8월 29일부터 열린 실무TF에서 임금피크제 세부사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해 사측은 만 55세부터 5년에 걸쳐 정률 삭감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정년 연장에 따른 회사의 인건비 부담이 과다하니 연장되는 2년의 임금 총액 중 30% 가량은 직원 개인이, 나머지 70%는 회사가 부담하자는 것이었다. 사측은 지난 8월 열린 노사 공동워크숍 자리에서 이 비율을 조정해야 할지 모른다는(개인 부담 증가) 의견을 노조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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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는 29일 발행된 노보를 통해 “참석한 조합원들은 회사가 제시한 올해의 안이 지난해에 비해 후퇴한 이유는 무엇인지, 노조가 어떤 측면에서 중점적으로 협상을 해야 하는지 많은 지적과 조언도 내놓았다”며 “늘어난 정년으로 늘어난 임금 부담에 대해 사원이 부담해야 하는 비율이 결국 30%를 훌쩍 넘는다는 사실에 걱정을 내비치는 조합원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호봉제, 연봉제, 능력급제와 부장형연봉제, 특수직 파견 등 SBS 임금체계가 복잡하다는 점도 변수다. SBS본부는 “SBS는 사실 전 세계 어느 기업 못지않은 복잡한 임금체계를 갖고 있다”며 “현재 노사가 협의 중인 임금피크제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개념으로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금, 희망퇴직까지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사원이 저마다 자신의 입장에서 어느 것에 중점을 두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결국 유‧불리를 따질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55세부터 임금피크가 시행된다고 가정하면 같은 55세라도 직급이 부장인 경우, 차장인 경우, 사원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즉 임금이 올라갈 때로 올라간 이후에 하락하는 경우와, 아직 더 올라갈 여지가 있는데도 하락하는 경우가 공존하게 된다. 연령과 직급 고하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

SBS본부는 “조합은 가능한 많은 조합원들의 시뮬레이션을 분석해 빠른 시간 안에 최선의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SBS본부는 대의원 간담회, 설문조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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