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한화에 1조9000억원을 받고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계열사들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매각으로 경영권이 큰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더 힘을 얻게 됐다. 삼성의 사업재편 행보는 ‘이재용의 삼성’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진행되는 시나리오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저녁 출입기자들이 참여한 정책세미나에서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로 기업이 겁이 나 인력을 뽑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규직 과보호론’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성추행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대 교수에게 비슷한 피해를 당했으나 침묵하고 있던 학생들이 무려 22명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수리과학부 강모(53)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피해 사례를 수집, 비상대책위원회 ‘피해자 X’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비무장 상태의 18세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백인 경찰을 불기소하기로 결정한 이후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고 미국 내 고질적인 인종 갈등에 대한 비난도 쇄도했다.

다음은 27일 아침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삼성은 ‘선택’, 한화는 ‘집중’…윈윈 빅딜>
국민일보 <野 ‘보이콧 정치’… 국회가 멈췄다>
동아일보 <다시 누리과정 싸움 예산국회 또 올스톱>
서울신문 <무능한 한국정치 현주소 ‘연금개혁’>
조선일보 <3명중 1명 비정규직… ‘노동개혁’ 칼 뺀 정부>
중앙일보 <낙후된 동독 살려낸 ‘지멘스 모델’>
한겨레 <인력·기술 빼간 글로벌 기업>
한국일보 <정규직 밥그릇 겨누는 최경환>

삼성의 화학·방산 매각, 경쟁력 없으면 정리 신호?

삼성이 한화에 1조9000억원을 받고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계열사들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26일 이사회 또는 경영위원회를 열어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원에 (주)한화로,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자사주 제외)를 1조600억원에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에 나눠 매각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 국민일보 27일자 6면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또 전체 계열사 임원의 15%가량을 감축하고 전자·금융 두 사업을 그룹의 핵심 가치로 삼는 고강도 조직 개편도 병행키로 했다. 이런 조치들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삼성 사장단 인사와 맞물려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 25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다음달 초 사장단·임원 인사와 함께 삼성전자의 기존 사업부와 독립된 대표이사 직속의 빅데이터센터와 소프트웨어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라며 “삼성전자를 제조업 기반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삼성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빅딜을 통해 삼성 내부에 ‘향후 사업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도려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며 “그룹이 추구하는 차세대 성장 동력에서 동떨어지고, 경쟁력이 낮은 사업은 가차 없이 정리하겠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일보는 “삼성 입장에서는 애플, 구글 등과 경쟁하는 글로벌 IT·전자 기업으로 성장한 지금 석유화학과 방위산업은 의미를 두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해당 기업의 자체 역량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데다 그룹 차원에서는 미래 생존을 위해 어느 때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자원을 투자할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는 또 “선대가 수십 년을 일궈온 기업을 단순한 경제논리로 너무 쉽게 팔아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석유화학 분야의 연구역량이 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에 기여하는 부분을 지나치게 간과했다는 평가도 있다”고 전했다. 

‘이재용 삼성’ 만들기 위한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 

한편 이번 매각으로 경영권이 큰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더 힘을 얻게 됐다. 

애초 화학 계열사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종합화학 주식(4.95%)을 보유하고 있어 호텔과 함께 승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많았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주력사업인 전자와 금융을 양대 축으로 서비스와 중공업, 건설, 의료까지 아우르고, 대신 이부진 사장은 호텔·상사(물산)·유통 등을, 이서현 사장은 패션과 섬유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 한겨레 27일자 2면
 

한겨레는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는 물론 금융, 의료 등에서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동생들과는 달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식을 인수해 금융계열사에 ‘영역 표시’를 해뒀고, 유력한 신수종사업으로 꼽히는 의료기기와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도 글로벌기업의 최고경영자들과 만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면서 “이 부회장이 주력사업을 분명히 하면, 나머지 비주력 부문을 떼어내 이부진·이서현 사장에게 넘겨주는 데 명분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고 해석했다.

국민일보도 삼성과 한화의 빅딜에 따른 경영권 승계 구도에 대해 “삼성의 숨 가쁜 사업재편 행보는 ‘이재용의 삼성’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진행되는 시나리오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이 그룹을 잘 승계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그가 선택한 주력사업인 전자와 금융·의료기기 등을 중심으로 핵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일보는 이어 “일각에서는 그룹 분할 대신 삼성이 지주회사 형태로 재편돼 이 부회장이 전체를 이끌어 가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며 “이부진 사장은 호텔·상사·유통·레저(리조트) 부문을, 이서현 사장은 패션사업과 광고·미디어 사업(제일기획)을 전담하지만, 그룹이 지주회사 형태로 묶이면서 따로 나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일보는 “삼성이 현재 제일모직을 정점에 두고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이 지주회사 형태로 떠받치는 지분구조 단순화 작업은 기존의 순환출자구조를 단순화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수월하게 만든다는 것”이라며 “삼성이 중화학·방위산업 계열사를 한화에 매각하기로 비교적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룹 지배구조와 무관하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화학과 방위산업 계열사들은 지분구조상 출자구조에 포함되지 않고 오너 일가 지분도 거의 없다는 것.

   
▲ 국민일보 27일자 6면
 

비정규직 줄이자는데 최경환 황당한 ‘정규직 과보호론’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저녁 출입기자들이 참여한 정책세미나에서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로 기업이 겁이 나 인력을 뽑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규직 과보호론’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규직의 해고 완화와 관련해 직접 나서서 보다 포괄적인 ‘정규직 보호 완화’를 노동 개혁의 핵심으로 지목했다.

최 부총리는 25일 출입기자단 정책세미나에서 “정규직을 한번 뽑으면 60세까지 정년을 보장하고 임금피크제도 잘 안 된다.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로 기업이 겁이 나서 인력을 못 뽑다 보니 비정규직만 양산되고 있다”며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노동시장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규직에 대한 해고 요건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던 기재부 경제정책 국장의 전날 발언에 대해서는 일단 한 발 물러서 “해고를 쉽게 하기보다는 임금체계를 바꾸는 등 여러 방법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일보 27일자 1면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선 해고돼도 사회안전망이 튼튼해 생활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지만 한국에선 사회안전망이 취약하다 보니 실업은 곧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지난해 정리해고된 노동자 수 38만 명은 외환위기 직후 수준에 육박하고 있고 실질적인 실업률이 10%대라는 것도 노동자가 쉽게 해고당하는 것과 관련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이런 나눠먹기 식 해법이 근로기준법 등 법적, 제도적 손질로 이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 정규직들이 직격탄을 맞을 소지가 다분하다”며 “고용 증가나 비정규직 처우 개선, 가계소득 증대 등의 낙수 효과로 이어지지 않고, 부작용과 사회적 갈등만 증폭시킬 소지도 크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정규직 과보호를 해소하고 고용유연성을 높인다는 것은 결국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하거나 임금 체계를 기업에 유리하게 개편하겠다는 뜻”이라며 “최 부총리의 이번 발언은 노사정위원회의 노동시장 개혁안 논의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만약 정부가 이런 뜻을 담은 개혁안을 다음 달 중 열리는 노사정위 회의에 들고 나온다면 황당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이어 “정규직 과보호론에 근거한 고용유연화 방침은 문제의 본질을 잘못 짚은 데다 사회적 갈등과 소모적인 정치 공방만 야기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가 거두는 게 마땅하다”며 “노사정위원회나 국회에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서 철저히 타당성을 검증하고 공감대를 쌓는 과정을 거쳐야 진정한 개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문했다.

   
▲ 한겨레 27일자 사설
 

서울대 교수 성추행 피해자 22명…뿌리 깊은 ‘갑을’관계

성추행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대 교수에게 비슷한 피해를 당했으나 침묵하고 있던 학생들이 무려 22명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수리과학부 강모(53)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피해 사례를 수집, 비상대책위원회 ‘피해자 X’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피해 학생들이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온라인 등을 통해 사례를 모은 결과 강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사람은 22명에 달했다. 피해 학생 진술을 종합하면 강 교수의 성추행은 무려 10년에 걸쳐 일어났다. 이들은 학부와 대학원, 동아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 교수와 얽혀 있었다.
 
비대위에 따르면 강 교수는 “앞으로는 소수 정예하고만 놀겠다. 이를 판단하는 기준은 누가 먼저 연락하느냐는 것이다” 등 메시지를 보내 학생들에게 연락을 강요했다. 

한국일보는 “학생들이 휴대폰 번호를 변경하면 강 교수는 주변 학생을 탐문해서라도 연락을 계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며 “이 밖에도 △끈질긴 저녁 식사 제안 △식사 자리에 나온 학생을 이성으로 대하며 신체 접촉 시도 △이후 연구실로 따로 불러 성추행 △학생이 반발하면 교수의 지위를 이용한 협박 등의 공통점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10년에 걸친 부당 행위가 지속됐는데도 피해 구제는커녕 문제제기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도제시스템과 폐쇄적인 학문 풍토로 대학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교수와 학생 간 ‘갑을 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한국일보 27일자 8면
 

비대위는 “직장은 이직이라는 선택지가 존재하지만 대학은 마음대로 옮길 수 없다”며 “취업에 반영되는 학점은 교수의 권한이고, 대학원이라도 진학하면 교수의 손에 평생 운명이 맡겨지게 되므로 교수에 대항하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걸어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 피해 학생은 “추가 피해자들의 증언이 나온 지 2주가 지났지만 인권센터는 강 교수를 불러 조사도 하지 않았다”며 “인권센터가 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인권센터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현재 익명으로 들어온 제보 등 자료를 검토하고 있고 조만간 해당 교수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퍼거슨 시위 美 전역 확산…흑인 사살 경관 “양심의 가책 없다”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비무장 상태의 18세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백인 경찰을 불기소하기로 결정한 이후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고 미국 내 고질적인 인종 갈등에 대한 비난도 쇄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5일(현지시간) 퍼거슨시를 비롯한 미국 시민들에게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폭력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 총장은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을 통해 연방 및 지역 경찰에도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시위하고 자기 의견을 전달할 권리를 보호해 달라”고 촉구했다.

제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미국에서 경찰에 사살된 사람과 교도소 재소자, 사형수 가운데 흑인의 비율이 전체 인구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비율보다 훨씬 높은 점을 깊이 우려한다”면서 “사법체계 공정성에 깊은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27일자 9면
 

유럽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쏟아졌다. 프랑스의 흑인 법무장관인 크리스티안 토비라는 “마이클 브라운은 18살이었다. 트레이번 마틴은 17살이었다. 그 다음은 몇 살일까? 12개월?”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 외무부 콘스탄틴 돌고프 인권특사는 러시아 관영 TV에 출연해 “인종차별 문제와 이로 인한 긴장 상황은 미국 민주주의와 안정성에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클 브라운을 총으로 살해한 대런 윌슨 경관(28)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 일을 올바르게 수행했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 한국일보 27일자 2면
 

윌슨 경관은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 불기소 평결 직후인 25일 ABC 방송에 출연해 “브라운의 죽음을 애도한다”면서도 “그를 그냥 두면 날 죽일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윌슨은 “차 밖에 서 있던 브라운과 경찰차 안에 있던 내가 언쟁을 벌였다. 브라운은 내 얼굴을 두 차례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행했다”며 “브라운은 매우 덩치가 컸고 힘이 셌다. 그와 몸싸움을 할 때 나는 5살짜리 아이가 되어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과 싸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하며 자신이 총을 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또 ‘브라운이 백인이었다면 사건이 달라지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그의 주장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당시 상황에 대한 목격자들의 진술도 일치하지 않는다”며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의 조사에 따르면 그는 브라운을 향해 12발의 총을 쏘았는데 그가 휴대한 총에 장전되는 총알은 13발까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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