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과 소통, 대통령의 스타일 변화를 촉구하며 ‘청와대 개혁’ 연속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조선일보. 당선 2주기를 맞은 아침, 대통령에게 대선 때 약속했던 ‘복지공약’을 바꾸는 게 ‘청와대 개혁’이라고 주문. 잘나가다 ○○○로 빠진다더니 딱 그 꼴. 기사의 메시지를 뒤집어 해석하면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비판이 ‘복지공약’을 지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란 소리. 노인기초연금 논란, 누리과정 예산논란 등 대통령이 제대로 지키려고 한 복지공약이 없어서 문제였거늘. 이제는 대놓고 버려야 대통령이 산다는 조선일보. 이 충고 따르다간 대통령은 청와대를 개혁할 처지가 아니라 나와야 할 처지될 듯.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대통령에게 국민과의 약속 지킬 방법을 찾으라고 해야지, 약속을 어길 “골든타임”이라는 넋나간 소리를 충고라고 하다니. 최근 국민여론 제대로 대변하나 기대감 갖게 했던 조선일보, 대통령이 안 바뀌듯 조선일보도 역시나 안바뀐다는 사실 말해주는 오늘 기사.  

   
 
 

 

[다시보기 팔불취  : 12월 18일] 아직 사장 ‘방상훈’이 아닌 상왕 ‘방우영’의 조선일보?

○…조선일보 사우회인 조우회 ‘송년의 밤’ 행사기사에서 볼 수 있는 조선일보 내부의 은밀한 권력관계. 조선일보 전 회장인 방우영 상임고문이 상왕으로서 지위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송년회 기념사진과 기사내용. 기념 떡 자르는 장면에서 방 상임고문은 한 가운데서 칼을 잡고 있는 반면, 방상훈 사장은 맨 바깥쪽에서 선 모습. ‘장유유서’의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부속기사의 내용에서 보면, 권력 서열은 더 잘 드러난 듯. “조선일보에서는 방우영 상임고문, 방상훈 사장, 김대중 고문, 변용식 발행인, 강천석 논설고문, 송화영 주필 등이 참석했다.” 기사내의 호명 순서는 단순한 나이가 아니라 조선일보 내의 권력 서열임을 해석할 수 있는 대목.

이런 권력 서열관계는 ‘극우’와 ‘보수’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조선일보 논조의 혼조 양상과도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전직 조선일보 간부의 분석. ‘자본주의 4.0’ ‘통일은 미래다’ 등 국가미래전략 아젠다가 방상훈 사장 중심의 조선일보를 말한다면 시도 때도 없이 ‘반공의식’ 고취하는 극우기사와 칼럼은 방우영 상임고문을 정점으로 한 김대중 고문 등 원로그룹의 조선일보라는 것. 장강의 앞 물결은 뒷 물결에 밀려나겠지만, 아직까지 조선일보는 앞 물결에 뒷 물결이 끌려가는 듯한 모습.

   
조선일보 12월 18일자 35면 기사 
 

○…오늘자 조선일보 특집섹션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기업> 등은 광고 잘해 줄만한 기업들 홍보성 기사들로 구성됐는데, 기자라면 누구라도 별로 내키지 않을 기사들. 역시나 해당 기사들 ‘바이라인’ 보니 조선일보 본지의 ‘완생’들이 아닌 ‘미생’, 조선비즈·조선뉴스프레스 등 자회사 기자들. 목구멍이 포도청인 현실, 아무튼 조선일보의 ‘미생’들 힘내길.

   
조선일보 12월 18일 특집섹션 Best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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